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대학 이름과 학과 정도만 알고 있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수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보니 모집요강 한 권을 제대로 읽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입시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의대에 집중되었던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이 반도체, 인공지능, 배터리, 소프트웨어와 같은 첨단공학 분야로도 넓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이런 변화가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반도체 산업이 앞으로 언제까지 호황을 이어갈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산업의 흐름은 계속 변하고 새로운 기술도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반도체와 인공지능처럼 미래 산업을 이끌 기술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대학에서도 관련 학과와 계약학과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이 빠르게 변했던 것처럼 대학의 학과와 입시제도 역시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고3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매년 달라지는 모집요강을 따라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중에서도 2027학년도 성균관대학교 수시모집을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성균관대는 어떤 학생을 원하는지, 학생부종합전형은 무엇을 중요하게 평가하는지,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모집요강을 읽다가 발견한 조금 특별한 제도인 전공예약제는 어떻게 운영되는지까지 고3 학부모의 눈높이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성균관대가 선발하고 싶은 학생은 어떤 모습일까?
성균관대학교 2027학년도 수시모집요강을 살펴보면서 가장 먼저 관심이 갔던 부분은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방법이었습니다. 성균관대 학생부종합전형은 단순히 내신등급만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에 나타난 여러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방식입니다.
모집요강에 따르면 학생부종합전형의 서류평가는 크게 학업역량 40%, 탐구역량 40%, 잠재역량 20%로 구성됩니다. 학업역량에서는 학업수월성과 학업충실성을 살펴보고, 탐구역량에서는 관심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 배움에 대한 관심과 탐구 태도 등을 평가합니다. 잠재역량에서는 미래성장성과 공동체의식 등을 평가합니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저는 내신 몇 등급이면 성균관대에 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만으로 수시를 바라보는 것은 부족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얼마나 성실하게 공부했고 어떤 성취를 이루었는지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어떻게 확장했는지, 관심 있는 분야에 어떤 질문을 가지고 탐구했는지, 학교생활 속에서 어떤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었는지도 함께 살펴본다는 것입니다.
특히 반도체나 인공지능과 같은 공학 분야를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이런 부분을 더욱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학생부에 반도체나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많이 적혀 있는 것보다 수학과 과학 등 교과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어떤 궁금증을 갖게 되었는지,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탐구를 이어갔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성균관대에는 실제로 미래 산업과 연결된 다양한 모집단위가 있습니다. 2027학년도 과학인재전형에서는 자연과학계열과 공학계열을 비롯해 전자전기정보공학부, 컴퓨터공학과,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배터리학과, 반도체융합공학과, 에너지학과, 양자정보공학과,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등을 선발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기 있는 학과라는 이유만으로 지원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반도체나 인공지능 분야 역시 결국 학생이 대학에서 수학과 과학, 컴퓨터 관련 공부를 꾸준히 해나가야 하는 분야입니다. 지금의 산업 전망만 바라보기보다 아이가 실제로 그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공부할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결국 성균관대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바라보는 학생의 모습은 단순히 성적이 좋은 학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충실하게 공부하면서 자신의 관심 분야를 탐구하고, 스스로 배우며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학생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2027 성균관대 수시, 지난해와 달라진 점을 꼭 확인하자
2027학년도 성균관대 수시모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전형의 변화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융합인재 329명, 탐구인재 589명, 성균인재 196명, 성균인재-지역인재 3명, 과학인재 155명, 기회균형 28명 등 총 1,487명을 선발합니다.
특히 이번 모집요강에서 학부모가 주목해야 할 변화는 학생부종합 융합인재전형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새롭게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1. 융합인재
융합인재는 학생부 100%로 선발하며 수능 최저를 충족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학생부평가 총점 순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합니다. 수능 최저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 2개 과목 평균 가운데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입니다.
2. 탐구인재
반면 학생부종합 탐구인재는 589명을 선발하고 학생부를 종합적으로 정성평가하는 전형입니다. 수능 필수응시영역과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습니다. 따라서 학생부에 나타난 학업과 탐구의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탐구인재를 관심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성균인재
성균인재전형은 또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1단계에서는 학생부 100%로 면접 대상자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를 반영합니다. 2027학년도에는 자유전공계열과 글로벌AI융합학부가 성균인재 모집단위에 포함되었고, 1단계 선발배수도 기존 5배수에서 7배수로 확대되었습니다.
4.과학인재
과학인재전형 역시 반도체와 공학 분야를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인재는 155명을 선발하며 1단계 학생부 100%로 면접 대상자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를 반영합니다.
특히 과학인재 면접은 단순한 인성면접이 아닙니다. 모집요강에 따르면 제시문 기반 수학 과학 교과형 면접으로 진행됩니다. 수학은 수학,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통계, 기하가 범위에 포함되며 과학은 통합과학, 물리학ⅠⅡ, 화학Ⅰ Ⅱ, 생명과학Ⅰ Ⅱ 등이 포함됩니다.
과학인재 면접시험은 2026년 11월 1일에 예정되어 있으며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배터리학과, 반도체융합공학과, 양자정보공학과, 에너지학과 등은 오전 면접 대상입니다. 따라서 이 전형을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학생부뿐만 아니라 수학과 과학 교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사고력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5. 학생부 교과 추천인재
또 하나 달라진 부분은 학생부교과 추천인재입니다. 2027학년도에는 추천 인원 수 제한이 폐지되었고, 당해연도 졸업예정자뿐 아니라 직전 학년도 졸업생도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자격이 확대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작년에 성균관대 수시를 살펴봤던 학부모라면 반드시 다시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결국 2027학년도 성균관대 수시는 지난해 정보를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수능 최저가 새롭게 적용되는 전형도 있고 모집단위가 확대되거나 면접 선발방식이 달라진 전형도 있습니다. 수시 원서를 작성하기 전에 반드시 올해 모집요강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 전형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성균관대 수시의 특징, 전공예약제는 어떻게 진행될까?
성균관대 수시모집요강을 읽다가 저처럼 고3 아이를 둔 학부모라면 한 번쯤 눈길이 가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전공예약’입니다. 처음에는 말 그대로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학과를 예약하는 제도인가 싶었는데, 모집요강을 자세히 읽어보니 성균관대의 광역 모집단위와 함께 이해해야 하는 제도였습니다.
성균관대에는 인문과학계열, 사회과학계열, 자연과학계열, 공학계열과 같은 광역 모집단위가 있습니다. 이런 계열 모집단위에 입학한 학생은 교양기초교육을 이수한 후 2학년 진급 시 해당 모집단위에 설치된 학부와 학과를 대상으로 본인의 희망과 1학년 학업성적에 따라 전공에 진입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자연과학계열에는 생명과학과, 수학과, 물리학과, 화학과 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자연과학계열로 입학한 학생은 1학년 동안 교양기초교육을 이수한 뒤 해당 계열의 학부와 학과를 대상으로 전공 진입을 하게 됩니다. 공학계열 역시 화학공학부, 신소재공학부, 기계공학부, 건설환경공학부, 시스템경영공학과, 나노공학과 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모집단위 이름에 전공예약이라고 표시된 경우에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모집요강에는 전공예약제 모집단위로 합격한 학생은 2학년 진급 시 해당 학부·학과로 진입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2027학년도 모집요강에서 전공예약으로 표시된 모집단위를 살펴보면 인문과학계열에서는 유학,동양학과, 국어국문학과, 프랑스어문학과, 독어독문학과, 러시아어문학과, 한문학과, 사학과, 철학과 등이 있고, 사회과학계열에서는 사회학과, 사회복지학과, 심리학과, 아동 청소년학과, 통계학과 등이 있습니다. 자연과학계열에서는 생명과학과, 수학과, 물리학과, 화학과가 전공예약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학부모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광역 모집단위와 전공예약 모집단위가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계열로 입학하는 경우 1학년을 보낸 뒤 해당 계열에 설치된 학과를 대상으로 전공 진입을 하게 되지만, 전공예약 모집단위로 합격한 학생은 2학년 진급 시 해당 학부 학과로 진입하게 됩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자유전공계열입니다. 성균관대 모집요강에 따르면 자유전공계열 입학생은 교양기초교육을 이수한 후 2학년 또는 3학년 진입 시 본인의 희망과 선수이수 전공과목 등 해당 학부 학과의 진입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진입하게 됩니다. 다만 모든 학과에 제한 없이 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의약학계열, 사범대학, 예체능계열, 일부 융합과학계열 첨단학과, 정원외 계약학과, 건축학과 등은 진입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 부분은 반도체나 인공지능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더욱 중요합니다. 성균관대 모집요강에서는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배터리학과를 정원외 계약학과로 안내하고 있으며, 자유전공계열의 전공 진입 대상에서도 정원외 계약학과는 제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균관대에 들어간 뒤 나중에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면 되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지원하는 모집단위가 광역 모집단위인지, 전공예약인지, 자유전공인지, 계약학과인지를 원서접수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
고3 아이를 둔 엄마가 되어 대학입시를 공부하다 보니 입시는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대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지만 반도체와 인공지능 같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학생도 늘고 있습니다. 대학 역시 이런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학과를 만들고 전공 선택 방식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입시제도가 아무리 바뀌고 산업의 흐름이 달라져도 학생이 자기 자리에서 성실하게 공부하고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아 꾸준히 노력하는 과정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저 역시 아이의 입시를 준비하면서 조금 더 선행을 시켰어야 했나? 조금 더 일찍 준비했어야 했나? 하는 후회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계속 돌아보기보다는 지금까지 아이가 해온 과정을 믿어주고, 남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준비하는 것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균관대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대학 이름만 보고 지원하기보다 자신의 학생부와 학업역량, 탐구역량을 먼저 살펴보고 어떤 전형이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반도체나 인공지능 같은 첨단 분야를 생각하고 있다면 학과 이름만 볼 것이 아니라 전공예약 여부, 광역 모집단위, 자유전공계열, 계약학과의 차이까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수시 원서접수는 2026년 9월 8일부터 시작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조급해하기보다 모집요강을 한 번 더 읽고 우리 아이에게 맞는 선택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지금 고3 자녀를 둔 부모가 함께 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준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이 글은 성균관대학교 「2027학년도 수시모집요강」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모집인원, 전형방법, 수능 최저학력기준, 면접 일정, 전공 진입 관련 사항 등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제 원서접수 전 성균관대학교 입학처의 최종 공지와 모집요강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https://admission.skku.edu/admission/html/rolling/guide.html
성균관대학교 입학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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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성균관 대학교 입학처